에디터 YOUNG의 한 마디 👀

전화 인터뷰를 마치고 최종 인터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상한 영민님의 모습은
착실한, 성실한, 꼼꼼한 청년. MBTI에서 J가 대문자에 볼드까지 되어있을 사람이었다.
며칠 뒤 회사에 찾아온 영민님은 그의 나이가 딱 잘 어울리는 완연한 학생이었다.
점잖은 옷이 교복으로 보일 만큼 학생티가 뚝뚝 묻어났다.
그의 이미지 때문인지 무얼 얘기해도 '학생이니까 -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이 편견에 불과했다는 걸 깨닫게 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확실해졌다. '아, 이 사람 진짜 진심이구나'라는 것이.
4번의 인터뷰를 거치며 그의 목표가 우주 정복이었어도 그는 해낼 것 같다는 확신이 생겼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한 번 부탁드려요.

반갑습니다.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1학년 고영민이라고 합니다. 현재 1학기를 마치고 교육플랫폼 창업 준비를 위해 휴학했습니다. 자기계발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교육 콘텐츠뿐만 아니라 꾸준히 공부를 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특목고를 다니면서 조기졸업했다고 들었어요.
고등학교 때 영민님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고등학교 때의 저는 그냥 범생이었던 것 같아요. 특목고라는 곳이 소위 공부에 미친 애들이 정말 많은 곳이잖아요? 입학하고 나서 내신이 4등급까지 떨어졌었어요. 처음 받아보는 성적이었죠. (웃음) 경쟁에서 뒤쳐지는 게 두려웠어요. 타고난 걸로는 안 되겠고 ‘이제는 노력으로 승부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죠. 이기고 싶어서 정말 욕하면서 공부했어요. 결국 졸업할 때는 내신 1등급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죠. 그때 ‘아! 노력만 하면 보상이 돌아오는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목표하던 대학에 합격, 보상받았다는 생각도 들고
설레기도 했겠어요. 입학 전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을텐데요.
아르바이트, 여행, 면허…
영민님이 가장 먼저 한 것은 무엇이었나요?

수능 끝나고 한 일주일 정도는 쉬었어요. 그러고 입학 전까지는 코딩과 영어를 공부했어요. 평소 성공한 창업가들의 인터뷰를 많이 보는데 대부분 개발자 출신이시더라고요. ‘오, 나도 개발 공부를 좀 해야겠는걸?’하는 생각이 들자마자 공부를 시작했어요. 코로나로 수업이 온라인으로 바뀌고, 동기들이랑 놀 시간이 줄어든 게 저한테는 오히려 기회 랄까? 최신 트렌드도 공부해야 하고 영어, 개발, 디자인… 창업하려면 시간을 정말 잘 써야 했거든요.


보통 대학생들과는 다르게 대학생활을 시작했어요.
‘대학’에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었나요?

대학은 실무에서 뛸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는 모든 걸 해주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창업’을 할 수 있도록 키워주는 곳. 재미있는 동아리, MT를 즐기는 대학 생활이 분명 틀린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런 일반적인 대학 생활을 바라는 게 아니니까요. 저는 남에게 뒤처지는 것도, 지는 것도 싫어해요. ‘어떻게 하면 내가 이 안에서 최고가 될 수 있을까, 내가 잘 할 수 있는 건 무엇인가 ' 생각하는 거죠. (웃음) 제가 내린 결론은 창업이었어요. 창업에도 대학생만의 특권이 있어요. 이를테면 각종 데모데이 상금, 사무실 지원, 창업 기숙사… 이런 것들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해요.

▲ 각종 창업 공모전에서 수상한 고영민님

▲ 공모전 수상혜택으로 지원받은 사무실


대학 수업으로는 제가 원하는 정도의 프로덕트를
만들 수 없는게 제일 힘들었어요.

지금은 휴학까지 하고 본격적으로 창업에 집중하고 있죠.
대학을 다니며 준비하는 것이 아닌 휴학을 선택하게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실망이라고 할까요? 제가 상상한 대학 수업은 원론적인 내용에서 벗어나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는 과정이었어요. 입학하고 처음으로 모의 창업 수업을 들었는데 추상적인 아이디어만 내놓고는 '이 아이템이 시장에서 쓸모가 있는가?'를 증명하기 위한 간단한 실험조차 하지 않았어요. 수업을 들을수록 의문이 생겼지만 그래도 '언젠간 쓰이겠지'라는 마음으로 4점대 학점까지 만들었어요. 하지만 회의감만 점점 커지더라고요. 그래서 학기가 끝나자마자 바로 휴학 신청을 하고 창업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1학년 1학기가 끝나자마자 휴학을 하셨어요.
창업이라는 멋있는 이름 뒤에 힘든 일이 아주 많았을 것 같고요.
준비하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이 무엇이었을까요?

대학 수업으로는 제가 원하는 정도의 프로덕트를 만들 수 없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창업은 직무의 경계가 없고 필요한 건 다 해야 하니까요. 서비스 기획부터, 개발, 디자인, 마케팅까지! 정말 아이디어만 있어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직원을 구하려고 해도 제가 너무 어려서 그런지 믿고 따라와 주지 않으시더라고요. (웃음) 결국에는 타협하거나 더 열심히 공부할 수밖에요. 그때 패스트캠퍼스를 처음 알게 되었어요. 패캠에서 디자인과 개발 공부를 제대로 시작하게 되었죠. 노코딩이나 외부 툴로 대체 가능한 부분은 일단 만들기 시작했어요. 거기에 부족한 기능은 개발로 덧붙일 수 있게 공부하는 거죠. 디자인은 툴 공부도 했지만 최대한 많은 레퍼런스를 보면서 디자인을 보는 눈을 열심히 기르고 있어요.


그렇게 영민님을 몰두하게 만든 창업 아이템이 궁금해졌어요.

쉽게 말하면 교육 플랫폼이에요. 패스트캠퍼스가 컨텐츠만을 제공한다면 거기에 실천을 유도할 수 있는 장치까지 마련했어요. 피어러닝(Peer-Learning : 동일 목표를 가진 동료들과 함께하는 학습법), 엑스퍼트 블라인드 러닝 (Expert Blind-Learning : 잘 알려진 전문가가 아닌 같은 내용을 공부하는 학습자가 입문자를 교육) 이렇게 두 가지 트랙으로 운영 중이에요. 이 아이템으로 한양대 창업 공모전을 비롯해 전국 단위의 공모전에서도 수상하였고, 정부 지원 사업에서도 세 군데 정도 지원받고 있어요. 지금 사는 기숙사도 교내 창업지원 사업을 통해서 제공받은 곳이에요.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특별히'교육'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모르는 걸 배우는 것도 좋아하지만 그만큼 가르치는 것도 좋아해요. 그래서 공부할 때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리거나, 직접 강의를 찍어서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어요. 지금도 오픈 준비를 하면서 필요한 강의를 제가 직접 찍기도 하니까요. 서비스에서 추구하는 두 교육방식 모두 제가 직접 해본 것들이에요. 환경만 잘 구성된다면 학업 성취도가 뛰어오를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죠.


공모전을 휩쓸고 각종 창업지원까지.
당연히 사업이 잘 될 거라는 기대가 자연스럽게
생겼을 것 같아요.

맞아요. 전 사실 6개월 만에 유니콘이 될 줄 알았거든요. (웃음) 현실은 많이 다르더라고요. 심지어 아직도 이렇다 할 성과가 없으니까요. ‘이게 맞나?’, ‘수익은 언제 나오는 거야!’ 하면서 번아웃이 온 적도 많았어요.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으니 점점 초조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이런 고민을 멘토링에서 털어놓은 적이 있는데 ‘학생인데 실패는 당연하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멘토링을 통해 아이디어를 다듬어주시는 조언도 들어본 적 있지만 결국 마음에 남는 건 이런 마인드적인 피드백이더라고요. 덕분에 지금의 경험은 큰 성공을 위한 씨앗이라고 믿고 더 노력하기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죠.


동경하던 창업가 멋진 모습,
기대와 다른 성과에 방황하기도 했을 것 같아요.

기술적인 문제는 쏟아지는데 디자인도 개발도 제대로 할 줄 모르니 외부 툴에만 의존하는 모습이나, 그것 때문에 제 장기적인 플랜이 망가진 걸 온몸으로 느끼는 게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실망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아쉬운 만큼 다른 창업가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가끔은 '저 사람은 20억을 잃었다는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위로한 적도 있고요.(웃음) 지금은 계획을 너무 세세하게, 장기적으로 세우려 하지 않아요. 예상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짧은 계획들을 연쇄적으로 세우는 거예요.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끊임없이 바뀌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 초기 입시교육 플랫폼으로 구상했던 사업계획서

▼ [배우는 사람들] 인터뷰 중인 고영민님

누군가는 ‘실패’라고 부를만한 순간을 의연하게 넘어온 것 같아요.
그렇게 뛰어넘을 수 있었던 비결이 있나요?

제 성격 자체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굉장히 몰입하고, 동기가 분명하다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에요. 원하고, 할 수 있으면 해야죠. 돌이켜보면 노력한 만큼 항상 결과를 얻어냈어요. 그래서 노력하면 결국은 제가 원하는 방향대로 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요. 전 아직 어리잖아요. 남들보다 경험도 능력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바로 성공한다면 그건 운이죠. 그걸 바라지 않고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혹여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습득한 것들이 분명히 플러스가 될 거예요. 그러니 도전을 망설일 이유가 전혀 없죠. 두렵기보단 오히려 설레는 일이니까요.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부하거나 창업을 준비하는 것
이외의 일상이 없는 것 같아요 따로 즐기고 있는 취미가 있나요?

저는 매일 5시 50분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해요. 때에 따라 주로 하는 일은 달라지지만 대체로 창업을 위한 일들을 해요. 최근엔 IR(Investor Relations :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활동) 시즌이라 저녁까지는 IR 준비를 하는 편이에요. 자기 전까진 부족한 역량을 채우기 위해 공부를 하죠. 취미는 딱히 없어요. 남들이 보면 재미없다고 하겠네요.(웃음) 하지만 취미라는 게 할 때 즐겁고, 안 하면 생각나고 그런 거잖아요? 그러면 저한테는 일이 취미인 것 같아요. 지금이 너무 재미있거든요. 하루에 5시간을 넘게 앉아서 공부만 해도 즐거워요.


일/공부가 취미라, 역시 평범하진 않은 것 같아요.
그렇다면 최근 가장 재미있었던 일은 어떤 것이었나요?

계획을 세우고 체크리스트를 지워나가는 것. 장기적인 계획보다는 단기간에 해낼 수 있을 것들로 쪼개서 계획을 세우는 편이에요. 하루를 끝마칠 때 체크리스트를 확인하고, 다 해냈을 때 희열을 느껴요.


누구나 ‘평범'이라고 생각하는 길에서 완전히 벗어나신 것 같아요.
내가 생각하는 '고영민'이란 어떤 사람인가요?

아무래도 한 학기 만에 휴학하고 회사를 차려보겠다는 게 평범한 루트는 아니에요. 주변에서 신기하다, 대단하다 같은 말을 많이 들었어요. 전혀 스무 살 같지 않다는 말도요. (웃음) 근데 사실 저는 제가 어려 보인다고 생각하거든요. 젊었을 때 할 수 있는 게 ‘도전’ 아닌가요? 도전을 누구보다 많이 하는 ‘고영민’이 제일 어려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1년 후의 영민님은 어떤 ‘도전’을 하고 있을까요?

색다른 걸 배우기보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걸 더 잘 해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은 기술적인 부분 때문에 개발 공부를 많이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디자인이나 카피라이팅도 더 많이 공부하고 싶어요.


‘도전 해봐야지'를 늘 생각만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꿈꾸고 도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나요?

도전은 잃을 게 없는 승부라고 생각해요. 저처럼 어릴수록 더 부담 없이 마음껏 도전하셨으면 좋겠어요.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거든요. 제가 겪어보니 더 많이 부딪히고 실패해도 괜찮더라고요. 내가 분명히 하고 싶은 일이라면 참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러니까 꼭 시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에디터 YOUNG

패스트캠퍼스와 반짝반짝 빛나는 수강생을 찾아 헤매는 마케터 YOUNG 입니다.
저에게 살아온 멋진 이야기를 들려주실 [배우는 사람들]을 언제나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패캐머들이 읽고있는 BEST 아티클이 궁금하다면

패스트캠퍼스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