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서 '디지털 마케터가 무슨 일을 하는지 말해보세요'라는 질문을 받았다면

면접에서 '디지털 마케터가 무슨 일을 하는지 말해보세요'라는 질문을 받았다면?

마케터로 취준만 5개월째, 몇 번의 서류 광탈을 경험한 뒤, 처음으로 1차 면접에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첫인상을 결정하는 자기소개부터, 회사에 지원한 동기, 장점 같은 단점, 어떤 마케터가 되고 싶은지 등 면접 대표 질문들을 꼼꼼하게 정리했다. 떨리지만 나름대로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면접에 가서 이런 질문을 받기 전까지는…

“근데 지원자 분이 생각할 때,
디지털 마케터가 실제로 무슨 일 하는 것 같아요?”

“어… 마케터는 일단 상품을 이해하고,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회사의 상품을 알리기 위해
SNS 채널을 전략적으로 운영하고…”

나는 마케팅 공모전도 해봤고, 마케팅 관련 수업도 들었으며, 현직 마케터들이 쓴 책도 읽었는데…
갑자기 질문을 받으니까 머릿속이 하얘졌다.

지원자는 마케팅팀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릅니다

저 또한 몇 년 전에 마케팅 직무에 지원하여, 면접 볼 때 유사한 경험을 했습니다. 단순히 상품을 홍보하는 게 마케팅인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관리하는 일도 마케팅인가? 멋진 영상 광고를 기획하면 그것도 마케터의 일인가? 취준생이었던 그때는 당최 알 수 없었어요. 콘텐츠 마케팅, 브랜드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 등 마케팅 앞에 붙은 수식어는 점점 다양해지는데, 신입 마케터로 지원하는 취준생은 기업에서 마케팅팀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고 지원합니다.

특히, 마케팅 직군은 기업마다 주력하는 상품과 마케팅 전략의 방향에 따라 똑같이 ‘디지털 마케팅’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어도 실제로 하는 일은 가지각색입니다. 디지털 마케팅이 포괄하는 업무 영역도 점차 세분화되면서 기업에서 채용하는 마케팅 포지션의 이름과 업무 내용도 다양해지는 추세고요.

그래서 디지털 마케터의 실제 업무가 무엇인지, 세분화된 포지션은 어떻게 다른 역할을 하는지, 정확하게 모른 채 기업에 지원한다면 크게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서류나 면접 전형에서 지원한 직무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인상을 심어 줄 수 있겠죠. 혹은 운좋게 입사하더라도 예상하지 못했던 업무가 쏟아지면서 적응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겁니다.

그렇다면 기업의 디지털 마케터는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 걸까요?

‘디지털 기반으로 마케팅하면 디지털 마케팅인가…?’ NO!

요새 그냥 마케팅이라는 표현은 잘 안 씁니다. 디지털 마케팅,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 등 앞에 ‘디지털’이라는 표현이 많이 붙죠. 전통적인 마케팅과 디지털 마케팅 사이의 차이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디지털 채널이나 매체의 활용 여부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마케팅과 디지털 마케팅이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기업과 소비자가 디지털 매체를 통해 상호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다양한 미디어를 사용하면서, 원하는 정보를 스스로 찾고 비교하며 콘텐츠를 입체적으로 확인하는 소비자가 많아졌습니다. 기업의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채널에서 잠재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나아가 우리 브랜드나 상품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이죠.

결국, 기업의 디지털 마케터는 기업의 브랜드나 상품을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다양한 미디어에 노출시켜 우리의 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 여러 전략을 고민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케터가 실제로 하는 업무 또한 잠재고객이 사용하는 미디어의 성격에 따라 다양해지고 있죠. 브랜드 마케팅, 바이럴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 등 디지털 마케팅 전략 전체를 구성하는 여러 분야가 각각의 전문성 있는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 브랜드 마케터가 하는 일

브랜드 마케팅은 브랜딩과 마케팅이 적절하게 결합된 마케팅 방식이죠. 브랜드 마케터의 업무는 크게 계획(Plan) - 실행(Do) - 평가(Evaluate), 3단계로 나뉩니다. 브랜드 마케팅 영역의 업무는 지난 캠페인 성과를 리뷰하고 새롭게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 집중합니다. 우리 브랜드가 속한 마켓 리더와의 유사점을 내세워 카테고리를 인식시키고, 우리 브랜드만의 차별점을 잠재고객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브랜드 마케팅의 목표입니다.

1. 전략적 계획
브랜드 캠페인의 목표를 설정하고 사용할 전체 예산을 계획합니다. 캠페인에 활용할 전반적인 컨셉과 통일된 메시지를 결정합니다.

2. 전술적 계획
앞서 세운 전략을 보다 구체화하는 것으로, 목표(KPI) 달성을 위한 세부 매체 플랜 및 마케팅 방식을 설계합니다.

3. 평가 및 반영
계획한 캠페인 기간이 종료되면, 전체 평가를 실시합니다. 평가한 내용을 바탕으로 얻은 인사이트를 다음 마케팅 캠페인에 반영할 수 있게 정리합니다.

👩 콘텐츠 마케터가 하는 일

콘텐츠 마케팅은 특정 타겟 소비자나 잠재고객에게 일관성 있고 연관성 높은 콘텐츠를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마케팅 방식입니다. 콘텐츠 마케터가 가장 집중하는 영역은 바로 ‘잠재고객이 우리의 브랜드나 상품에 공감하고 참여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잠재고객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하는 콘텐츠를 기업에서 노출시키고, 이를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브랜드와 상품의 홍보 효과를 높이는 겁니다. 콘텐츠 마케터는 보통 개별 콘텐츠를 기획, 유통, 발행, 성과 분석하는 전 과정을 담당합니다.

1. 타겟팅
콘텐츠를 접하고 소비할 잠재고객의 페르소나를 구체적으로 정의합니다.

2. 채널과 플랫폼의 연계
우리 콘텐츠가 노출되는 채널과 얼마나 적합한지 고려합니다. 좋은 콘텐츠도 유통 채널과 성격이 맞지 않는다면 계획한 페르소나의 잠재고객이 그냥 지나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3. 콘텐츠의 생산 및 운영
실제 콘텐츠를 기획하고 완성합니다. 텍스트, 이미지, 영상 콘텐츠 등으로 시각화하기 전에 스토리보드를 작성하여 전반적인 내용의 흐름과 카피라이팅을 정리합니다.

4. 콘텐츠의 유통과 발행
완성한 콘텐츠를 계획한 채널에 노출시킵니다. 플랫폼에 따라 콘텐츠의 반응이 가장 좋은 시간대나 요일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5. 성과 분석 및 최적화
캠페인의 성과를 최종 분석하고 얻은 인사이트를 다음 콘텐츠 마케팅 액션에 반영합니다.

🧑 바이럴 마케터가 하는 일

우리가 물건을 살 때, 그냥 구매하지 않고 검색해서 관련 후기나 가격 정보를 비교해볼 때가 있죠. 바이럴 마케팅은 이처럼 소비자가 검색하는 행위에 초점을 맞춰, 필요한 마케팅 전략을 짜고 실행하는 마케팅 방식입니다. 우리 브랜드나 상품과 관련된 키워드의 검색 결과에 잠재고객의 구매 행동을 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를 미리 깔아두는 것이죠.

1. 진행 매체 구성하기
네이버, 구글, 다음 등 검색엔진 사이트별 전략을 세웁니다.

2. 공략 키워드 결정하기
상품이나 브랜드와 관련된 키워드의 검색량과 검색결과, 관련된 콘텐츠의 수 등을 고려합니다. 공략 키워드는 상품이나 브랜드가 속한 시장의 카테고리 키워드에서 브랜드 및 프로덕트 키워드로, 혹은 그 반대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잡아나가면 좋습니다.

3. 콘텐츠의 컨셉 구성하기
소비자가 검색하는 키워드의 의도를 파악하여, 검색결과에 미리 깔아둘 콘텐츠의 전략을 고민합니다.

4. 스케줄링 및 성과 정리하기
전체 캠페인의 시작과 종료 일정을 관리합니다. 캠페인이 종료되면, 콘텐츠의 검색결과 상위 노출 여부를 포함한 성과를 정리합니다.

👩‍🦰 퍼포먼스 마케터가 하는 일

퍼포먼스 마케터는 앞서 나온 모든 마케팅 활동의 결과로 브랜드의 웹사이트나 어플리케이션으로 들어온 잠재고객이 실제 구매로 전환되는 단계로 가는 모든 과정을 데이터를 통해 확인하고 문제를 개선합니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남는 잠재고객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추적해, 비즈니스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것이 가장 큰 역할입니다.

1. 디지털 매체 믹스(Media Mix)
매체 믹스는 퍼포먼스 마케터 실무의 가장 기본입니다. 마케팅 활동에 필요한 여러 광고 매체를 섞어서, 예상 견적을 파악하고 광고 효과를 예측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일종의 견적서를 말하는데요. 퍼포먼스 마케터는 마케팅 캠페인에 적합한 광고 상품을 찾고, 각 상품의 특징을 파악해야 합니다.

2. 광고 소재 라이브 및 성과 분석하기
제작된 광고 소재를 계획한 매체에 라이브합니다. 퍼포먼스 마케터는 광고 캠페인의 최종 성과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 성과를 지속적으로 체크하면서 매체를 최적화하고 필요한 액션을 진행합니다.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데이터 분석 툴은 구글 애널리틱스(Google Analytics)입니다. 단순히 구매 전환 수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마케팅 채널의 효율이 가장 좋은지, 웹사이트로 유입된 잠재고객이 어느 페이지에서 오래 머무는지, 이탈률이 가장 높아지는 지점은 어디인지 등 세부적인 데이터를 통해 광고 소재 개선을 위한 인사이트를 도출합니다.

3. 성과 대시보드 기획 및 제작하기
퍼포먼스 마케터는 광고 캠페인의 최종 성과를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모두가 데이터를 확인하고 이해할 수 있는 보고서(대시보드)를 만들고 정리하는 업무도 진행합니다. 기업의 브랜드 및 상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내부 구성원들이 함께 확인해야 할 지표들을 각 보고서의 목적에 맞게 커스텀하여 정리합니다. 구글 애널리틱스처럼 데이터 분석 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각 보고서로 연동하는 것도 그중 하나죠.

내가 지원하는 직무가 실제로 기업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하고 지원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은 면접관에게 전달되는 이미지부터 다를 겁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그 기업에 실제로 입사하기 전까지는 실무에서 어떻게 일을 하는지 자세히 알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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