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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E X 인사이트 아웃 후기:
AI 시대에 인하우스 디자이너가 일하는 법

#AI 시대 #인하우스 디자이너 #쉐어엑스 #인사이트아웃

📌SHARE X 인사이트 아웃 후기, 이런 게 담겼어요

• 내로라 하는 기업들의 인하우스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 디자인 영역을 넘어서서 커리어를 설계하고 있는 일잘러들의 이야기
• AI 시대, 각 분야의 뛰어난 디자이너들이 일하는 법

디자이너로 일하다 보면 한 번쯤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네이버나 LG 생활건강, 토스처럼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기업의 인하우스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일하며 스스로를 증명하고 있을까?"

'비즈니스를 움직이는 디자인'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AI 툴의 눈부신 발전으로 시각적인 작업물이 상향 평준화되는 지금, 그냥 '괜찮은' 디자인을 넘어서 '비즈니스를 움직이는 디자인'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모두가 궁금해하지만 쉽게 듣기 어려운 이야기. 대기업 인하우스 디자인 조직이 일하는 방식을 듣기 위해 SHARE X INSIGHT OUT 컨퍼런스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행사 당일, 삼성역에 위치한 컨퍼런스 장소는 무려 4백 명이 넘는 참가자들로 꽉꽉 채워져 이분들의 열정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입장 전 등록을 마치면 받을 수 있는 특별한 키트부터, 세션 중간 중간에 있었던 아주 특별한 럭키드로우까지! ‘요즘 인하우스 디자이너의 일’에 대한 인사이트는 물론, 양손 가득 푸짐한 선물까지 안고갈 수 있는 아주 근사한 시간이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다섯 개 세션에서 보고 들은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네이버, 현대백화점, LG생활건강, 한샘, 토스···.

에이전시나 스튜디오와 달리 인하우스 디자이너는 외부의 의뢰를 완벽히 구현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방향성과 사업의 성패를 온몸으로 함께 감당해 내야 합니다. 하지만 막상 이 거대한 조직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내부의 의사결정 방식과 협업 구조를 생생하게 들여다볼 기회는 그동안 흔치 않았죠. 화려한 포트폴리오 뒤에 숨겨진 치열한 고민, 구현하고픈 예술성과 현실 사이에서 디자이너가 갖춰야 할 진짜 실력에 대한 이야기들. 쉐어엑스의 이번 컨퍼런스는,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이 기업들의 디자이너들이 조직 안에서 어떻게 문제를 정의하고 일하고 있을지 - 그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이나 다름 없었는데요. 주니어부터 리더까지, 도구의 변화 속에서 '나의 일'에 대한 기준점을 찾고 싶은 디자이너분들을 위해 이번 컨퍼런스의 핵심 인사이트를 꾹꾹 담아 정리해볼게요.

캔버스를 넘어 숫자로 입증하는 디자인:
네이버 심준용 VP

컨퍼런스의 포문을 연 첫 번째 주인공은 네이버 브랜드 조직을 이끌고 계신 심준용 VP님이셨습니다. 심 VP 님이 네이버인(?) 답게 초록색 양말을 신고 오셔서 등장부터 아주 강렬한 인상을 받았는데요. 글로벌 빅테크와 에이전시를 거쳐 국내 대표 IT 기업에 안착한 준용 님의 커리어가 무척 화려한데다가, 화려하고 센스 있게 말씀하시는 말솜씨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었답니다.

50분 남짓 계속된 심준용 VP님의 강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디자이너의 본질을 '단순한 시각화 작업자가 아닌 문제 해결사로 정의'하셨다는 점이었습니다. 들려주신 사례중 네이버 지도 리브랜딩과 'Be Local' 캠페인 이야기가 문제 해결의 아주 좋은 예시였어요. 네이버 지도의 로고를 단순 교체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가 장소를 기반으로 한 종합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으로 재정립하고,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유저 데이터에 주목해 타깃 캠페인을 펼쳐 MAU 3,100만 돌파라는 압도적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점. 또한 스포티파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20대 신규 유저 유입을 극대화하셨던 케이스는 듣는 사람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했죠. 이 대목에서 준용 님이 “스포티파이를 이렇게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놀랍지 않냐”며 강조하셔서 청중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답니다. 아무튼, 첫 번째 세션을 정리해보자면 인하우스 디자이너에게 중요한 것은 조형적 완성도를 넘어 결국 '수치와 비즈니스 임팩트로 디자인의 가치를 입증하는 능력'이라는 메시지로 결론이 모아질 것 같아요.

오프라인 위기를 경험으로 극복하다:
현대백화점 김도윤 랩장

이어서 진행된 세션은, 여의도에 있는 더현대 서울을 방문해본 사람들이라면 아마 귀를 쫑끗 세우고 더 즐겁게 들을 수 있었을 것 같았던 순서! 바로 현대백화점 디자인랩 김도윤 랩장님이 들려주신 오프라인 공간 경험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이커머스의 부상으로 오프라인 리테일이 위기를 맞은 시대에, 인하우스 디자인 조직이 단순 매장 효율화를 넘어 '고객이 방문하고 체류할 이유'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죠. 대표적 사례로 들어 주신 더현대 서울은 사운드 포레스트 같은 비영업 공용 공간에 집중해 대중에게 비일상적인 공간 경험을 주고자 했다는 점이 무척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다음으로 김포 아울렛의 단순 타일 교체 요청을 "400m 가로 공간의 경험 재조정" 프로젝트로 재정의하여 매장의 자산 가치를 높인 사례. 이 이야기야말로 스스로 일을 정의하고 만들어내는 적극적인 디자이너의 자세를 보여준 예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김도윤 랩장님은 인하우스 디자이너에게 비즈니스 관점, 논리적 설득력, 경계 없는 깔때기형 전문성, 그리고 공들인 프로젝트가 무산되는 순간까지도 견뎌내는 진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셨어요. 디자인 영역에 갇히지 않고 기업의 핵심 전략 조직으로 거듭난 인하우스 디자인의 미래를 보는 듯한 유익한 시간이었죠. 실제로 여의도 더현대를 비롯해 요즘 럭셔리한 오프라인 공간들이 주는 느낌은 이전과는 좀 다릅니다. 좀 웃긴 표현이지만, ‘이걸로 돈을 벌고 말겠어’라는 의지보다는 ‘오는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공간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드러난달까요? 현대백화점 그룹이 오프라인 위기를 결국 이런 식으로 극복한 게 아닐지, 이해가 갔어요.

100개 브랜드를 움직이는 디자이너의 비밀:
LG생활건강 이병주 센터장

이어지는 순서는 올블랙으로 아주 세련되게 차려입으신 LG생활건강 디자인 센터장님의 발표였습니다. 100m 밖에서 봐도 디자이너이신 게 느껴지는 비주얼과는 대조적으로, 아주 조용히 등장하셨어요. 세션이 시작되고 LG생활건강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이 많았는데요. 이곳에서는 약 200명의 디자이너가 100여 개 브랜드를 모두 담당하고, 디자이너를 단순한 조형 작업자가 아닌 ‘CVC(Customer Value Creator, 고객 가치 창출자)’라는 명확한 정체성으로 정의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LG 생활건강 산하에 있는 다양한 브랜드들의 화려한 프로젝트는 시각적으로 강렬할 뿐 아니라 깊이 있는 서사를 담고 있어서 보는 즐거움은 물론, 듣는 즐거움까지 가득했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타 부서 요청에 따라 일하는 ‘현행 프로젝트’를 넘어, 디자이너가 초기 기획부터 거버넌스를 쥐고 시장을 바라보는 ‘선행 프로젝트’들이었습니다. 누적 매출 20조 원인 럭셔리 브랜드 '더 후'의 정체성을 담은 브랜드북 제작부터, 도깨비 서사를 결합한 Z세대 향수 이베아 코드의 기획 배경, 그리고 오브제 형태의 거치대를 제안한 'LG 프라엘 멜라빔 토닝'까지, 디자이너의 주도적인 아이디어가 브랜드의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죠. 기획부터 패키징 솔루션까지 디자이너가 전 주기를 이끄는 진정한 CVC의 역할을 체감할 수 있었기에 더욱 뜻깊었답니다. 무엇보다도 발표해주신 센터장님의 세련된 착장과, 예시로 보여주신 LG생활건강의 여러 브랜드 캠페인의 비주얼이 어쩐지 연결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게 저에겐 소소한 웃음 포인트였어요.

디자인을 넘어 상품을 기획하는 비즈니스 감각:
한샘 최지연 부서장

이번 컨퍼런스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세션 중 하나는 한국 주거 문화의 역사 그 자체로 볼 수 있는 한샘 R&D 본부 최지연 부서장님의 발표였습니다. 지연 님은 부드러운 인상에 환하고 밝은 미소로 등장하셨는데요. 스스로를 “20년 넘게 일한 한샘의 고인물, 붙박이”라고 소개하셨는데, 회사에 대한 깊은 애정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네이버, 더현대, 토스 같은 IT·유통 기업들의 인하우스 세션들 사이에서, 50년 이상 우리나라 주거 공간의 인테리어를 다뤄온 한샘의 이야기를 통해 또 다른 차원의 인사이트를 느낄 수 있었거든요. 1970년대 대한민국 주거 공간에 입식 부엌 시스템을 처음 도입했던 한샘. 이곳의 디자이너들은 단순한 조형 작업자를 넘어 B2C 히트 상품 기획을 진두지휘하는 메인 플레이어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한샘의 R&D 조직은 디자인 개발에만 머무르지 않고 상품 기획 주도권까지 가지며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책임진다는 점이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최지연 부서장님이 가장 강조하신 디자이너의 핵심 역량은 바로 ‘비즈니스 센싱(Business Sensing)’이었습니다. 바로 디자인 프로세스 전 과정에서 사업적 성과를 정확히 핀포인트하는 감각인데요. 이런 맥락에서 부서장님은 "디자이너는 아티스트가 아니다"는 점을 힘주어 말씀하셨어요. "디자인 조직과 회사의 의견이 다를 때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부서장님의 답은 명확했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직관적인 비주얼로 상상 속의 실체를 눈앞에 보여주어 회사 내부의 공감을 이끌어낼 줄 알아야 한다고 말이죠. 상품을 기획,디자인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까지 바라볼수 있는 뷰를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는 한샘 디자이너들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세션이었습니다. 특히 디자이너로서 한 회사에 오랜 기간 몸담는 것은, 애정 그 이상의 무언가를 가져야만 가능한 것이 아닐지- 제 커리어에서도 과연 이런 경험이 가능할까? 여러 상상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틀에 갇히지 않는 디자이너의 본질:
토스 정희연 CDO

토스 정희연 CDO님의 강연이 이번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한 순서였는데요. 앞서 발표해주신 최지연 부서장님처럼 희연 님 역시 토스라는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계신 게 느껴졌어요. “다들 아시겠지만 우리 토스는 어느 곳보다도 채용에 진심인 회사”라며 이야기를 시작하셨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디자이너의 본질’이라는 다소 묵직한 주제였지만, 현장에서 들려주신 다채로운 이야기 덕분에 아마 다른 참여자들 역시 깊이 몰입하셨을 듯했습니다.

과거에는 전문성의 상징이었던 수많은 직무들이 기술의 진보와 함께 사라진 요즘. 하지만 라푼젤의 머리카락 흩날림을 디렉팅한 키 애니메이터나, 침실에서 노트북 한 대로 그래미를 휩쓴 빌리 아일리시처럼 ‘무엇이 좋은지 알아채는 감도와 전달력’을 가진 이들은 결국 끝까지 살아남았죠? 피그마 같은 기술은 도구의 경계를 지울 뿐, 디자이너의 본질은 결국 ‘좋은 것을 알아보는 감도와 판단력’이라는 깊은 깨달음. 이것이 정희연 CDO님의 세션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이었어요. 더불어, 디자이너의 감도와 직관 역시 즉각적인 피드백과 반복 노출을 통해 훈련 가능하다고 말씀하신 데서 엄청난 반전이 있었습니다. 또한 내 일의 목적을 ‘도구’에 두지 않고 스스로 직접 정의할 때 비로소 진짜 퍼포먼스가 시작된다는 깨달음을 얻었는데요. 저와 마찬가지로 AI의 홍수 속에서 불안해하던 분들께는 ‘내가 하는 일의 소명’을 다시금 되짚어보는 기회가 됐을 것 같아요.

다섯 개 세션의 공통 인사이트:
디자이너에게도 비즈니스 관점이 필요하다

IT, 오프라인 유통, 뷰티, 리빙, 금융 핀테크까지. 완전히 다른 산업군을 이끄는 다섯 리더의 세션을 들으며 가장 놀라웠던 점은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가 입을 모아 ‘비즈니스 관점’을 강조했다는 사실이었어요. 화려한 그래픽이나 완성도 높은 픽셀은 이미 시장에서 상향 평준화되었죠. 이렇게 다양한 디자인 툴과 AI의 진보로 제작의 장벽이 낮아진 지금, 이제 인하우스 디자이너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진짜 무기는 ‘디자인 언어를 비즈니스 언어로 번역하고 숫자로 입증하는 능력’이 되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이번 컨퍼런스가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입니다. 결국 인하우스에서 생존하고 성장하는 디자이너는 단순한 창작자가 아닌 '비즈니스 문제를 창의력으로 해결하는 파트너'라는 것이죠. 디자이너로서 그려내는 화면과 공간, 기획하는 브랜딩이 내가 속한 기업의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요? 지금이야말로, AI의 발전에 주눅들지 않고 비즈니스 관점을 갖춘 디자이너로 거듭나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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