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터뷰

"노트북 덮고 자도 OK?
그제야 하네스가 완성된 겁니다."
국내 최초 랄프톤 1위 개발자 이재규 님

#이재규 #하네스 엔지니어링 #랄프톤 1위

이력

현) ZEP 테크 리드
현) GDG Golang Korea Organizer
전) Day1 Company Podo Tech Lead
전) 오누이 Lead backend Engineer


기록

- 국내 최초 랄프톤 1위 수상자
- 하네스 'ouroboros' 깃허브 스타 2.4K 달성

AI를 쓰고는 있지만, 왠지 모를 불안함에
결과물을 두 번 세 번 검토하고 계신가요?

문제는 여러분의 실력이 아니라 시스템(하네스)에 있습니다. 국내 최초 '랄프톤' 우승, 단 7시간 만에 10만 줄의 코드를 생성하며 세상을 놀라게 한 이재규 강사. 강사님은 단순히 AI를 '잘' 쓰는 것을 넘어, AI가 스스로 완벽하게 돌아가게 만드는 신뢰 시스템을 설계하는 분이신데요. "AI에게 일을 맡기고 발 뻗고 자고 싶다"는 모든 개발자의 꿈, 이재규 님만의 독보적인 하네스 설계 철학을 오늘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시겠어요?

안녕하세요, 강사님 🙂
바쁘신 일정 중에도 이렇게 서면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귀한 시간 내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재규 안녕하세요. ZEP에서 Tech Lead로 일하고 있고, 오픈소스 하네스 우로보로스(Ouroboros)를 만들고 있는 이재규입니다. 국내 최초 랄프톤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고, 평소엔 철학자와 설계자 사이 어딘가에서 기술을 파고드는 사람이에요. 굳이 한 문장으로 저를 정의하자면 "non-deterministic한 것을 deterministic하게 바꾸는 사람" 입니다. 사실 저는 운명론을 믿어요. 모든 건 결국 정해진 궤도가 있고, 엔지니어의 일은 그 궤도를 설계의 언어로 번역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가 확률적으로 출렁이는 이 시대에, 저는 그 출렁임을 붙잡아 재현 가능한 시스템으로 바꾸는 일에 가장 설레요.

국내 최초의 랄프톤에서 우승하시며 '7시간 만에 10만 줄의 코드 생성'이라는 기록을 세우셨다고 들었어요. 특히 그중 7만 줄이 실제 돌아가는 '테스트 코드'였다는 점이 놀라운데, 사람이 아닌 AI가 이토록 방대하고 정교한 결과물을 뿜어내게 만든 핵심 비결은 무엇이었나요?

이재규 결국엔 AI가 혼자 뭘 추측하게 두지 않았다는 게 핵심입니다.

바이브코딩이 왜 자주 헛도냐면, AI가 인간의 암묵지를 자기 멋대로 추측하거든요. 그때 저 혼자 인터뷰 질문만 115개 정도 문답했던 거 같아요. 좀 오바해서, 이미 만든 seed를 인터뷰에 다시 넣고 한 번 더 문답하고, 또 넣고 문답하고… 모호함을 계속 깎았거든요. 소크라테스식으로 "왜?", "진짜 본질 맞아?", "숨겨둔 가정 있지 않아?" 이런 걸 계속 던지면서, 제 머릿속에만 있던 걸 전부 타이핑으로 내려 받았어요. ambiguity score가 0.2 밑으로 떨어질 때까지요. 그렇게 깎은 seed랑 .env, 딱 이 두 개만 AI한테 넘겼어요. 그 외엔 아무것도 안 줬어요.

근데 명세가 명확해지면 꼭 길어지죠. 문제는 LLM이 이 긴 명세를 다 못 읽는다는 거예요. primacy랑 recency bias 때문에 중간은 그냥 흘려 넘깁니다. 그래서 자연어로 쓰인 명세를 YAML로 crystalize했어요. 문서가 아니라 데이터 구조로 보는 거죠. 그 다음엔 맥킨지식 MECE, AC Tree로 쪼갰고요. 원자 단위가 될 때까지 계속 쪼개면, 각 에이전트는 긴 명세를 이해할 필요가 없어져요. 작고 확실한 태스크 하나만 받거든요.

그래도 남는 문제가 있어요. AI가 아무리 스펙을 잘 읽어도, 결국 그건 플라톤의 동굴 벽에 비친 그림자거든요. 인간의 진짜 골은 이데아고, AI가 붙잡은 온톨로지는 그림자일 뿐이에요. 그래서 한 세대가 끝날 때마다 소크라테스를 다시 부릅니다. Wonder 에이전트가 "우리 뭐 놓쳤지?" 묻고, Reflect가 다음 세대 온톨로지를 제안해요. 결과가 다음 입력이 되고, 세대를 거치면서 그림자가 점점 이데아에 가까워져요. 우로보로스(Ouroboros), 자기 꼬리를 먹는 뱀이라는 이름이 여기서 왔어요.

이 세 층이 합쳐지면 AI의 비결정적 추론이 결정론적 궤도 안에 갇혀요. Seed라는 결정화된 데이터 구조, AC Tree의 분할정복, Ralph 루프의 온톨로지 재정의. 이 셋 덕분에 AI가 추측 대신 인간의 골로 수렴합니다. 7시간에 10만 줄이 나온 건 제가 빨리 친 게 아니라, 추측할 여지가 없는 궤도를 AI가 달렸기 때문이에요.

이번에는 비전문가들을 위한 질문을 좀 드려볼게요. 하네스라는 용어가 일반 대중에겐 아직 생소할 수도 있는데요. AI 시대에 하네스 엔지니어링이 왜 필수적인지 쉽게 설명해 주신다면요?

이재규 하네스라는 게 원래 말한테 채우는 고삐 같은 거예요.

말은 힘이 엄청 세지만, 고삐 없이 풀어놓으면 어디로 갈지 모르잖아요. AI도 똑같아요. LLM이 가진 힘은 엄청나지만, 그냥 "코드 좀 짜줘" 하고 맡기면 AI가 모호한 부분을 스스로 추측하다 보니 발산할 때가 있거든요. 오버엔지니어링을 할 때도 있고요.

이게 왜 그러냐면, LLM은 attention window 안의 문맥을 보고 다음 토큰을 확률적으로 찍어내는 구조거든요. 명세가 또렷하면 다음 토큰의 후보가 좁아져서 엔트로피가 낮아지고, 출력이 수렴합니다. 근데 모호한 자리가 하나라도 있으면, 그 빈자리를 "통계적으로 그럴듯한 것"으로 메워요. 이게 우리가 말하는 환각이고, 발산이고, 오버엔지니어링의 정체예요. AI가 "가장 흔한 답"으로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하네스가 필요한 거예요. 하네스는 AI한테 채우는 고삐이자, 달릴 레일이에요. 어디서 출발해서 어디까지 갈지, 도중에 뭘 확인해야 하는지, 실패하면 어디로 돌아와야 하는지 이걸 전부 구조로 만들어 둡니다. 모호한 자리가 남지 않게 미리 깎아둬야 AI가 추측할 필요가 없어지거든요. AI 없던 시절엔 개발자 한 명이 병목이었어요. 지금은 AI 에이전트 열 개를 동시에 돌릴 수도 있죠. 근데 하네스가 없으면 그 열 개가 전부 제각각 튀어나갑니다. 말 열 마리가 수레 하나를 같이 끌려면 고삐가 있어야 하잖아요. 하네스가 있어야 비로소 AI의 양적 폭발이 쓸모 있는 결과물로 수렴해요.

그래서 요즘 바이브코딩 하다 보면 코덱스나 클로드코드 같은 좋은 하네스가 있다 보니 오래 돌긴 하는데, 결국 마음에 안 들 때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고요.

하네스가 요즘 핫한 키워드라 좀 더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그렇다면 하네스 엔지니어링을 구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재규 사람의 암묵지를 어떻게 끄집어내느냐, 그리고 그걸 어떻게 결정론적으로 묶어내느냐 결국 두 가지예요.

요즘 하네스 씬에서 주류는 thin harness, fat skill이에요. 하네스는 얇게, 스킬은 두껍게 가자는 거죠. 모델 IQ가 계속 오르니까 맥락은 스킬에 담고 하네스는 모델에 덜 묶이도록 가볍게 유지하자는 흐름이에요. 합리적이긴 해요. 근데 저는 이 논쟁에 살짝 반대예요. 이 질문들이 대부분 "하나의 모델 × 하나의 스킬"이라는 수직축 안에서만 이뤄지고 있거든요. 실제로 제품을 돌려보면 이 수직축만으로는 안 풀리는 문제가 훨씬 많아요.

하네스의 본질은 결국 비결정적인 모델을 결정적인 실행으로 묶어내는 장치라고 봐요. 모델은 같은 입력을 줘도 매번 다른 출력을 내거든요. 하네스는 그 흔들림을 재현 가능한 실행으로 감싸기 위해 존재합니다. 스킬을 두껍게 가져가는 것도 중요하긴 한데, 그건 context engineering 영역이지 하네스의 존재 이유 자체는 아니에요.

우로보로스(Ouroboros) 안에는 그래서 세 축이 같이 들어가 있어요. 첫째, 모호함 제거. 인간의 암묵지를 Socratic Interview로 뽑아내는 거요. 둘째, 결정론적 실행. ooo run, ooo evaluate, ooo evolve가 Seed를 정해진 궤도 위에서 돌리고 검증하고 진화시킵니다. 셋째, 관측과 재현 가능성. 어떤 세대가 어떤 결정을 했는지 event store에 전부 남고, rewind까지 돼요.

이재규 우로보로스(Ouroboros)도 최근에 한 발 더 나갔어요. 에이전트한테 tool이랑 MCP의 의미를 semantic하게 전달하는 구조에 집중했거든요. 그 결과로 opencode, hermes 같은 다른 하네스들이 Ouroboros 위에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Ouroboros가 또 하나의 하네스로 경쟁하는 게 아니라, 여러 하네스가 같은 결정론적 실행 위에 얹힐 수 있는 Agent OS 역할을 하기 시작한 거죠. 운영체제가 프로세스의 비결정성을 관리하고 여러 프로그램을 같은 추상화 위에 공존시키는 것처럼요.

그래서 정리하면, 하네스 구축에서 진짜 중요한 건 하네스의 두께가 아니라 층위예요. 사람의 암묵지를 뽑는 층, 결정론적으로 실행하는 층, 그리고 여러 하네스를 얹을 수 있는 Agent OS 층. 이 세 층을 같이 보는 게 다음 시대 하네스 엔지니어링이라고 저는 봅니다.

강사님의 하네스 철학 중 가장 울림이 큰 문장이 "노트북을 닫고 자도 될 정도로 믿을 수 있는가" 라는 대목이었어요. 단순히 결과물을 내놓는 것을 넘어, 믿을 수 있는 워크플로우를 만든다는 것은 강사님께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듣고 싶습니다.

이재규 이 문장, 사실 제가 랄프톤 2기에서 유일한 한국인 스피커로 나갔을 때 무대에서 직접 한 말이에요. 하네스 엔지니어링의 기준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저에겐 딱 이거였거든요.

대부분의 사람이 AI한테 일을 시키고 나서 옆에서 계속 지켜봐요. "얘가 잘 하고 있나?",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이거 끝나고 테스트는 도는 거야?" 근데 이러면 AI를 쓰는 게 아니라 그냥 비싼 타자기를 쓰는 거예요. 오히려 감시 비용이 들어서 생산성은 마이너스예요.

그래서 저는 하네스를 만들 때 기준을 하나 세웠어요. "내가 이거 돌려놓고 노트북 덮고 자러 가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 뒷수습 안 해도 되겠는가?" 이 질문에 yes라고 답할 수 없으면 그 하네스는 아직 완성이 아닌 거예요.

이게 되려면 세 개가 필요해요. 첫째, AI가 모호한 자리에서 헛짓을 안 해야 해요. 앞에서 말한 모호함 제거의 문제고요. 둘째, 실패했을 때 AI가 스스로 알아채야 해요. Ralph 루프가 검증 통과할 때까지 절대 멈추지 않는 이유가 이거예요. 셋째, 아침에 일어나서 제가 뭘 돌아봐야 하는지 추적 가능해야 해요. 어떤 세대가 어떤 결정을 했고, 왜 실패했고, 어디서 수렴했는지 event store에 전부 남아 있어야 하고, rewind로 과거 지점으로 되돌릴 수도 있어야 해요.

이 셋이 갖춰지면 비로소 AI한테 일을 "맡긴다"는 말이 성립해요. 그전까진 그냥 "감시한다"에 가깝거든요. 감시는 사람의 집중력을 갉아먹고 결국 생산성을 죽여요. 믿을 수 있는 워크플로우라는 건, 결국 사람이 AI 옆에 안 붙어 있어도 되는 상태를 구조로 만들어둔 것이에요.

우로보로스(Ouroboros)는 저 문장 하나를 향해 계속 업데이트하고 릴리즈하고 있어요. 1.0.0이 되는 날, 정말 노트북 닫고 자도 되는 하네스를 내놓고 싶거든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지금도 매 버전이 그 방향으로 한 걸음씩 가고 있어요.

하네스라는 개념이 강력한 만큼, '내가 과연 따라갈 수 있을까?' 주저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아직 신입이거나 이제 막 바이브코딩을 시작한 사람도 이 강의를 소화할 수 있을까요?

저는 오히려 지금 막 시작한 분들이 더 유리하다고 봐요.

이재규 바이브코딩 오래 한 사람들 보면, 다들 "일단 프롬프트 던져보고 나온 걸 고치는" 루틴이 몸에 배어 있어요. 이걸 깨는 데 시간이 꽤 걸립니다. 근데 이제 막 시작한 분들은 그게 아직 없잖아요. 처음부터 "스펙 먼저, 실행은 그 다음"이라는 순서로 몸을 만들면 훨씬 빠르게 본질로 가요. 커리큘럼도 그 흐름으로 짰어요. 처음부터 Ouroboros 뜯어보라고 안 해요. 작은 하네스 하나부터 같이 만듭니다. 왜 이 구조가 필요했는지, 어떤 문제를 푸는 건지를 한 단계씩 보여드리고요. 16개 실습이 있는데, 각 실습이 "아 이 정도는 되네?" 하는 작은 성공을 만들어주는 단위예요. 그게 쌓이다 보면 어느새 네 개의 시스템을 스스로 빌드하고 있더라고요.


신입 분들한테는 따로 덧붙이고 싶은 게 있어요. 지금이 진짜 타이밍이에요. 시니어들이 자기 손코딩 습관 때문에 AI 전환을 버거워할 때, 신입은 처음부터 AI 네이티브로 일을 배우는 거거든요. 한 2~3년 뒤에 이 차이 엄청나게 벌어질 거예요. 개발에 원래 관심이 있고, 코드를 한 줄도 모르는 정도가 아니라면 괜찮아요. 같이 열심히 하네스 만들어봐요.

개인적으로 이번 강의 커리큘럼을 보고 놀라움을 느꼈는데요. 단순히 이론만 읊는 것이 아니라, 대표 하네스 구조를 뜯어보고, 16개의 실습을 거쳐 최종적으로 4개의 완성된 시스템을 수강생이 직접 빌드하는 과정이더라고요. 이렇게까지 '프로덕션 레벨의 실전 프로젝트'에 집중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이재규 제가 우로보로스(Ouroboros) 만들면서 진짜 많이 깨달은 게 뭐냐면, 이론이랑 실제로 돌리는 건 완전 다르다는 거였어요. 예를 하나 들면, 이전에 우로보로스(Ouroboros)에 클로드코드만 붙어있던 걸 코덱스까지 지원하게 확장하면서 runtime agnostic workflow engine으로 브랜딩을 바꾸려고, "우로보로스(Ouroboros)에 클로드코드뿐만 아니라 코덱스도 들어오니 어떤 런타임도 다 돌아간다는 걸 보여줄 수 있게 docs를 전체적으로 리브랜딩해라"고 시켰어요. 5세대까지는 진짜 잘 돌고 있었거든요. 근데 wonder phase에서 소크라테스가 갑자기 "추후에 gemini CLI나 opencode도 들어오면 이 문서들 다 다시 써야 할 텐데, 문서가 깨지는걸 방지할 수 있게 자동 감사 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제안하는 거예요. 그래서 6, 7, 8세대에는 문서를 고치는 게 아니라 자동 감사 시스템을 코딩하고 있더라고요. 원래 태스크에서 완전히 다른 데로 발산한 거죠.  블로그 글(클릭) 에 자세한 이야기가 있어요.

이건 제가 직접 설계한 하네스인데도 이렇게 돼요. Wonder가 "우리가 뭘 놓쳤지?"를 묻는 건 좋은데, 그게 오히려 엉뚱한 방향으로 발산하는 입구가 되기도 한다는 걸 실제로 돌려봐야 알거든요. 설계가 아무리 그럴듯해도 실제로 굴려보면 엉뚱한 데서 뻗고, 검증이 통과했는데 결과물은 쓸 수 없기도 하고. 머릿속에서 논리적으로 생각했던 거랑, 내 손으로 하루 종일 디버깅해보는 거랑은 완전 다른 얘기예요. 그래서 커리큘럼을 짤 때 이론 조금 + 실습 많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보는 걸 넣었습니다. 작은 하네스부터 시작해서, 16개 실습을 거치고, 결국 자기 손으로 네 개의 시스템을 완성까지 끌고 가는 거예요.

이 네 개를 다 만들고 나면 수강생한테 남는 게 하나 있어요. "하네스가 망가지는 패턴"에 대한 감각이에요. 어떤 자리에서 AI가 미끄러지는지, 검증 루프가 왜 무한히 도는지, 어디서 Seed를 더 깎았어야 했는지, Wonder가 언제 도움이 되고 언제 덫이 되는지 이런 건 머리로 생각만 해선 안 익혀져요. 한 번 끝까지 만들어본 사람만 알아요. 저는 이 감각이 하네스 엔지니어의 진짜 실력이라고 봐요.

깃허브 2.6K 스타를 달성한 하네스 'Ouroboros'의 성공이 무척이나 놀랍습니다. 아마 강사님의 설계 노하우를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수강생들이 이 16개의 실습과 4개의 하네스 만들기를 무사히 완강하고 나면, 본인의 회사 프로젝트나 실무에 강사님 수준의 하네스 아키텍처를 즉시 도입하고 응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될까요?

이재규 우로보로스(Ouroboros) 같은 하네스를 바로 만든다는 건 잘 모르겠어요. 요즘 저도 9주 연속 커밋하면서 하네스를 깎고 있거든요. 강의의 목표는 하네스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고, Ouroboros가 왜 그렇게 설계되었는지에 대한 사고방식을 가지는 것이에요. 강의 끝나면 수강생한테 남는 건 "우로보로스 (Ouroboros) 복사본"이 아니라 "우로보로스(Ouroboros)가 왜 그렇게 설계됐는지에 대한 사고방식"이에요. 이게 훨씬 중요해요. 각자 회사 도메인이 다르거든요. ZEP에 맞는 하네스랑, 핀테크 회사에 맞는 하네스랑, 커머스에 맞는 하네스는 구조가 달라야 해요. 제 하네스를 그대로 갖다 붙이는 게 아니라, 본인 도메인에 맞게 직접 만들 수 있어야 진짜 써먹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커리큘럼 끝에는 이런 능력이 생겨요. 자기 회사 프로젝트에 가져갔을 때, "여긴 Socratic Interview 한 판 돌려야 하는 자리고, 여긴 Ralph 루프로 감싸야 하는 자리고, 여긴 그냥 MCP tool 하나면 끝이네" 이걸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돼요. 이 판단이 되면 그때부터는 자기 도메인에 맞는 하네스를 계속 진화시킬 수 있어요.

강의에서 4가지의 하네스를 직접 만들어보고 실습합니다. 이 중 몇 개는 본인 회사 워크플로우에 바로 사용할 수 있을 거예요. 본격적으로 자기 도메인 전용 하네스를 빌드하는 건 강의 끝나고 나서의 여정이고요. 근데 그 여정을 혼자 맨땅에서 헤매는 게 아니라, 방향성과 감각을 쥐고 출발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번 강의는 "제 하네스를 복제하는 강의"가 아니라,
"본인 하네스를 만들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강의"예요.
저는 이게 더 오래가는 답이라고 봅니다.

주니어 레벨의 업무를 AI 에이전트가 대체한다면, 앞으로 현업의 시니어 개발자나 리더 급에게 가장 요구되는 핵심 역량은 무엇이 될 것이라 전망하시나요?

이재규 주니어가 하던 손코딩 업무는 빠르게 AI가 가져갈 거예요. 근데 그 위에 있는 시니어랑 리더한테 요구되는 건 오히려 더 깊은 판단이에요.

세 가지로 나눠서 얘기해볼게요.

첫째,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 코드를 치는 일은 AI가 한다 쳐도 "뭘 만들지"는 여전히 사람이 결정해야 해요. 소크라테스처럼 "정말 이게 본질인가?"를 묻는 능력이 더 중요해지는 거죠. 이게 곧 Socratic Interview 능력이고요.

둘째, 플레이그라운드를 잘 구축하는 능력. 팀 전체가 AI를 어떻게 쓸지 판을 깔아주는 일이에요. 하네스를 어떻게 설계하고, 어떤 도구를 붙이고, 어떤 eval을 얹을지. 이게 곧 시스템 디자인이고, 아키텍처 설계예요. 개별 개발자가 AI를 잘 쓰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근데 팀 10명이 각자 AI 에이전트 5개씩 돌리는데 이게 충돌 안 나고 품질이 유지되려면, 누군가가 그 플레이그라운드 자체를 설계해야 해요. 이게 리더의 역할이 될 거예요.

셋째, 실제 운영에서 쌓인 gut-driven한 도메인 지식. AI가 쏟아내는 아웃풋을 보고 "어 이거 뭔가 이상한데"를 본능적으로 느끼는 감각이에요. 이건 진짜 도메인을 오래 운영해본 사람만 가질 수 있어요. 오히려 AI 시대에 이 감각이 시니어의 마지막 해자가 된다고 봐요.

반대로 말하면, 지금 시니어들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건 "나는 손으로 쳐도 빠르게 할 수 있어" 마인드예요. 손으로 치는 능력은 AI가 이미 대체하고 있거든요. 남는 건 문제를 정의하는 힘, 판을 까는 힘, 운영에서 길러진 감. 이 세 개예요.

현재 ZEP의 Tech Lead로서 최전선에서 기술 변화를 주도하고 계십니다. 강사님이 보시기에 앞으로 2~3년 뒤, AI와 인간의 협업 방식은 지금과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요?

이재규 두 가지 갈림길이 보여요.

하나는 비터 레슨(The Bitter Lesson)이 사실이어서 LLM이 스케일만으로 계속 발전하는 방향이 이기는 경우예요. 이때는 2~3년 뒤 가장 중요한 협업 방식이 AI to AI가 될 수 있어요. 사람이 구조를 짜주지 않아도 에이전트들끼리 알아서 소통하고 일하는 시대가 빠르게 올 수 있거든요.

다른 하나는 그 반대 경우예요. 이때는 하네스 엔지니어링과 메모리를 기반으로 새로운 기법과 엔지니어링이 탄생할 거고, 네트워크 공간 안에서 에이전트와 인간이 서로 배우고 관계를 쌓아가는 형태의 협업이 자리 잡을 수도 있어요.

현실적으로 보면 저는 후자 쪽이라고 생각해요. 트랜스포머 레이어가 깨지지 않는 한 비터 레슨이 완전히 도래하는 건 어렵거든요. 그 공백 동안은 하네스 엔지니어링이 여전히 살아있는 영역이 될 거예요.

다만 지금이 특이점으로 들어가는 국면이라 2~3년 뒤를 단정적으로 말하는 건 위험해요. 솔직히 예측은 저도 못하겠어요. 그래서 더더욱 지금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봐요.

그래서 요즘 Zepia라는 프로젝트를 오픈소스로 만들고 있어요 (github.com/zep-ia/zepia). 에이전트들이 네트워크 공간 안에서 인간이랑 같이 학습하고 관계를 쌓을 수 있는 기반을 실험하는 프로젝트거든요. 어느 시나리오든 지금 쌓아둔 구조와 감각은 남는 거니까요.

결국 "2~3년 뒤"보다 중요한 건 지금 무엇을 쌓고 있느냐예요.

일각에서는 AI 에이전트가 모든 일을 대신하면 인간의 역할이 사라질 것이라고 걱정합니다. 이런 시대에 이 강의를 통해 하네스 엔지니어링을 익힌 개발자만이 가질 수 있는 독보적인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이재규 인간의 역할이 사라진다는 걱정에 대해서는 저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봐요. 기계적 손노동은 분명 사라져요. 근데 누군가는 그 자동화가 굴러갈 판을 깔아야 하거든요. 그 "판 까는 사람"이 하네스 엔지니어예요.

이 강의를 끝낸 사람한테 남는 독보적인 무기는 세 가지라고 봐요.

첫째, 모호함을 설계로 바꿀 줄 아는 능력. 대부분의 사람은 AI한테 "잘 만들어봐" 던지고 기다려요. 근데 하네스 엔지니어는 그 자리에서 "이게 왜 모호한가?", "어디부터 깎아야 AI가 확실하게 돌아가나?"를 본능적으로 찾아냅니다. 이 능력은 AI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대체가 안 돼요. 모호함을 정의하는 건 결국 인간의 일이거든요.

둘째, AI를 단일 도구가 아니라 시스템으로 다루는 시야. 이 시야 차이를 보여주는 장면이 얼마전에 하나 있었어요. 클로드코드 내부 코드가 유출됐을 때, 한쪽에선 코드만 훑어보고 "스파게티 코드다"라고 비판했거든요. 근데 다른 쪽에선 그 안에 쌓인 하네스 엔지니어링 경험의 결과물, 그 추상화 설계에 감탄하고 있었어요. 같은 코드를 봐도 완전히 다른 걸 읽어낸 거죠. 하네스 엔지니어는 남들이 클로드코드 하나 잘 써볼까 고민할 때, 이미 여러 AI를 엮고, 검증을 걸고, 메모리 구조를 설계하고 있어요. 이 시야 차이가 생산성 격차로 직결돼요.

셋째, 비결정성을 결정성으로 바꿀 줄 아는 사람이라는 정체성. 이게 사실 제일 커요. AI 시대에 가장 비싼 건 "이 AI가 정확히 뭘 할지 보장해주는 사람"이거든요. 하네스 엔지니어는 그 보장을 만들어주는 사람이에요. 회사 입장에선 이게 프로덕션에 AI 시스템을 올릴 수 있냐 없냐의 차이예요.

그래서 AI가 일을 가져가는 시대는, 오히려 하네스 엔지니어한테는 일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대예요. AI를 쓰는 회사는 많아지는데, 그걸 믿을 수 있게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은 여전히 드물거든요. 그 희소성이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마지막으로, 강의 수강을 망설이는 분들을 위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AI 시대에 개발자의 궤도는 두 개예요.
AI가 달리는 궤도를 바라보는 사람, 그리고 그 궤도를 설계하는 사람.
어느 쪽이 될지는 여러분이 지금 무엇을 배우느냐로 결정됩니다.
저는 이 강의가 그 선택의 지점이 될 수 있다고 봐요.
망설이지 마시고, 판을 까는 쪽으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