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터뷰

MBB 출신 컨설턴트가 말하는
‘컨설턴트는 실제로 이런 일을 합니다’

#MBB #컨설팅 #컨설턴트 #전략 #전략 기획

유현진

[MBB 컨설턴트 출신에게 배우는: ‘리서치·전략 엑셀·전략 PPT’ 한 번에 끝내기 Feat. 비즈니스 AI] 강의 강사

이력

• 전) 베인앤드컴퍼니(Bain & Company)
• 전) 캐치테이블 BD(사업개발)
• 현) 브랜더진 Revenue Lead(운영 총괄)

# Part 1. 환상을 걷어낸 진짜 '컨설턴트'의 민낯

Q1. 간단한 자기소개와 컨설팅 커리어를 시작하신 계기를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MBB에 입사해 3년간 재직했습니다. 첫 시작은 공기업 인턴이었는데, 안정적이지만 수직적인 문화가 저와는 맞지 않다는 걸 빨리 깨달았죠. 어린 나이에도 실질적인 의사결정에 기여하고 싶다는 욕심이 컸습니다.

제게 컨설팅은 최종 목적지라기보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았을 때 의사결정자의 위치까지 빠르게 올라가기 위한 '강력한 발판'이었습니다. 주니어 시절에는 특정 산업에 갇히지 않고 2~3개월 단위로 금융, 제조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넘나들며 전략적 사고의 폭을 넓히는 훈련을 했습니다.

Q2. 미디어에선 컨설턴트를 ‘천재 해결사’처럼 그리곤 합니다.
실제 현업에서 느끼신 모습은 어떤가요?

"컨설턴트는 크리에이티브한 천재가 아니라, 지독하리만큼 논리적인 집단입니다."

미디어에서는 컨설턴트를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획기적인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천재처럼 그리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현업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장면입니다. 실제로 고객사에 그런 방식으로 접근했다가는 바로 신뢰를 잃게 됩니다.

설사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해야 하는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문제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최대한 말이 되는 근거들을 모아 설득하는 것이 핵심 역할입니다. 난데없이 새로운 답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와 논리를 바탕으로 고객이 납득할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실제 컨설턴트의 모습입니다

Q3. 업무가 워낙 베일에 싸여 있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강사님이 정의하는 컨설턴트의 ‘핵심 업무’는 무엇인가요?

궁극적인 아웃풋은 '기업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말이 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은 항상 크고 작은 비즈니스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부딪힙니다. 어딘가를 인수할 것인지 말 것인지, 어떤 사업부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어떤 국가에 진출해야 하는지와 같은 전사 단위의 문제부터,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 부서의 예산을 어떻게 책정해야 하는지와 같이 매우 미시적인 문제까지 다양합니다. 심지어 애초에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모르는 상태가 문제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서는 기업이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핵심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당연히 감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논리적인 근거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바로 그 과정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집단이 컨설턴트라고 생각합니다.

겉으로 보면 리서치, 엑셀, PPT가 주 업무처럼 보이고, 사실 그것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는 결국 앞서 말씀드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라고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Q4.그렇다면 리서치, 엑셀, PPT 중
현업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는 뭔가요?

사실 세 가지 중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일을 하다 보면 세 가지 모두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역량입니다. 그보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핵심을 빠르게 파악하고 메시지를 구성하는 능력이 더 본질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리서치의 경우, 이제는 AI가 매우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PPT 역시 어느 정도 정해진 틀이 있어서, 이 두 가지를 '잘한다'고 해서 차별점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실제로 현업에서 "리서치를 정말 잘해서 에이스다", "장표를 정말 잘 만들어서 에이스다"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반면 엑셀 모델링은 아직 AI가 많이 점유하지 못한 영역이고, 여전히 손으로 직접 구성하는 것이 기본 기조입니다. 무엇보다 모델링이라는 작업 자체가 구조적인 사고력부터 기술적인 스킬, 그리고 속도까지 함께 갖춰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잘 다룰 수 있다는 것이 아직까지는 유의미한 역량으로 인정받는다고 생각합니다.

* 엑셀 모델 초안 검증 이미지

# Part 2. 일 잘하는 신입 기준이 사라진 시대

Q5. 컨설팅은 철저한 ‘도제식’으로 일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주니어와 시니어의 역할은 어떻게 나뉘나요?

"시니어가 설계도를 그리면, 주니어는 그 안을 채울 '팩트'를 가져옵니다."

3~6년차 시니어와 0~2년차 주니어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두 가지입니다. 담당해야 하는 스코프의 무게감, 그리고 사람을 매니징하는 역할이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컨설팅은 보통 도제식으로 운영됩니다. 시니어 1명이 하나의 모듈을 담당하고, 그 아래 주니어 1~2명이 모듈원으로 함께 일하는 구조입니다. 시니어가 맡는 모듈은 보통 프로젝트에서 가장 핵심적인 파트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인수합병 프로젝트라면 시장, 경쟁, 타겟 모듈로 나뉘게 되는데, 시니어가 그중 하나를 가져가서 주니어와 함께 수행하게 됩니다.

역할 분담 방식도 명확합니다. 시니어가 가설을 세우고 대략적인 슬라이드 흐름을 설계한 뒤, 답해야 할 부분들을 배분하면 주니어가 리서치 등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즉 주니어는 실행과 서포트에 집중하고, 시니어는 방향 설정과 팀 운영을 함께 책임지는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Q6. AI가 리서치도, 장표도 다 해주는 시대.
이제 ‘에이스’ 신입의 기준은 뭔가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AI의 발전으로 리서치나 장표 작성 측면에서는 모두의 능력치가 점점 평준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업에 있는 분들 사이에서는 "이제 에이스 신입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변하지 않는 기준이 있습니다. 시니어의 질문을 얼마나 잘 정의하고, 답변해야 할 것을 명확하게 답변하느냐입니다.

컨설팅처럼 일분일초가 바쁜 환경에서는 시니어가 주니어에게 충분한 시간을 들여 컨텍스트와 원하는 것을 100%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그 상황에서 주니어가 질문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착수해 전혀 엉뚱한 결과물을 가져온다면, 시니어 입장에서는 소중한 1~2시간을 그대로 날려버리는 것입니다.

반대로 질문의 의도와 컨텍스트를 집착적으로 정의하고, 빠르게 원하는 답을 찾아오는 주니어는 정말 함께 일하기 좋은 동료입니다. 답이 없을 경우에도 "없다, 그 이유는 이것이다"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 항상 주니어 컨설턴트에게 요구되는 가장 핵심적인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 Part 3. 여러분은 어떤 컨설턴트가 되고 싶으신가요?

Q7.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선배로서, 이 길을 먼저 걸어보며 느낀 '현실'은 어떤가요?

저 역시 주니어 시절에는 기술적인 완벽함이 곧 실력인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엑셀과 씨름하며 논리적으로 완벽한 구조를 만들어냈지만, 정작 도출된 결과값이 프로젝트 전체의 메시지와 전혀 다른 방향이었던 적이 있었죠. 전문가 한 명의 말만 믿고 스토리를 구성했다가 근거가 무너진 적도, PM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모르고 처음부터 다시 작업하며 헛수고를 한 적도 많았습니다. 결국 이 모든 상황의 공통점은 시간을 날렸다는 것입니다. 전체 흐름을 모른 채 기술에만 매몰되면, 아무리 성실하게 일해도 결국 '예쁜 쓰레기'를 만드는 데 소중한 밤을 지새우게 됩니다.

우리가 되어야 할 모습은 단순히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전체 흐름을 파악하고 움직이는 사람'입니다. 내가 지금 만드는 엑셀 시트 하나, 장표 한 장이 프로젝트의 어떤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것인지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면 그건 전략이 아니라 단순 노동일 뿐입니다. 전체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착수했을 때 치르는 가장 큰 대가는 결국 나의 '소중한 시간과 신뢰'라는 것을 그때마다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Q8.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을 선택하려는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마지막 조언이 있다면요?

컨설팅은 정말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입니다. 하지만 컨설턴트의 사고방식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비즈니스 문제도 분명 존재하죠. 그래서 여러분이 '어떤 컨설턴트가 되겠다'는 목표에만 매몰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대신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를 충분히 고민해 보세요. 그 고민의 끝에 컨설팅이라는 경험이 여러분의 꿈을 향한 단단한 발판이 되어줄 것입니다. 지금 채용 과정이 힘들고 업무가 버겁더라도 포기하지 마세요. 스스로를 믿고 나아가는 분들은 반드시 길을 찾게 될 것입니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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