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자율주행 엔지니어가 알려주는 ‘진짜 굴러가는’ 로봇 공부법
전문가 인터뷰
글로벌 대기업을 거친 현직 자율주행 엔지니어이자, 실전 로봇 AI를 가르치는 Robby

이력
(현) 글로벌 자동차 기업 자율주행 S/W 엔지니어
(현) 기업 전문 교육기관 로보틱스 엔지니어링 강사
(전) K-Digital Training: 자율주행 데브코스 강사
(전) 로보틱스 스타트업 S/W 엔지니어 및 테크리드
프로젝트
• 정부출연연구기관 대상 자율주행 특강 진행
• 대학교 및 대학원 대상 ROS 2 특강 다수 진행
(서울대학교, 건국대학교, 홍익대학교, 경기대학교 외 다수)
• 기업 및 대학원 대상 자율주행 로봇 세미나 및 자문 활동
• 프로그래밍 언어(C, C++, Python 등) 및 문제해결전략(알고리즘) 온라인 강의 진행
2026년 엔지니어가 갖춰야 할 ‘진짜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현업과 강의 현장을 누비며 이론과 실전의 간극을 메워온 자율주행 엔지니어, Robby 강사님을 만났습니다. AI와 데이터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는 로봇 제어 패러다임 속에서 2026년 엔지니어가 갖춰야 할 ‘진짜 경쟁력’이 무엇인지 알고 싶지 않으신가요? 시뮬레이션과 현실의 차이를 극복하는 법부터 비전공자를 위한 현실적인 조언까지,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모두 섭렵한 그의 뼈아픈 경험과 실전 인사이트를 담았습니다. AI 시대, 로봇공학 분야에서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싶은 분들을 위한 이정표를 지금 확인해 보세요.
안녕하세요, 강사님 😀
이렇게 인터뷰로 만나뵙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먼저, 강사님을 궁금해하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나마 자기소개 좀 부탁드릴게요.
Robby 안녕하세요, Robby 입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현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고, 동시에 로보틱스와 AI 분야를 가르치는 교육자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강의에서 항상 강조하는 건, 이론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현업에서 실제로 부딪히는 문제"를 같이 풀어보는 거예요. 시뮬레이션에서는 잘 되는데 왜 실제 로봇에서는 안 되는지, 논문에서는 멋져 보이는 알고리즘이 왜 현장에서는 못 쓰는지, 이런 실전 감각을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업 엔지니어이자 교육자로서, 두 세계를 잇는 다리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게 제 목표입니다.
피지컬 AI 키워드가 업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정해진 경로를 가는 것을 넘어 로봇이 세상을 이해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현업에서 강사님이 체감하시는 최근 1~2년 사이 로봇 제어 방식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Robby
간단히 말하자면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로봇을 만들 때 인지, 판단, 제어라는 파이프라인을 사람이 직접 설계했어요. Perception 모듈이 환경을 인식하고, Planning 모듈이 경로를 짜고, Control 모듈이 모터를 돌리는 — 이런 식으로 각 단계를 모듈별로 쪼개서 하나하나 룰을 짜는 거죠. 그런데 지금은 이 전체 과정을 하나의 AI 모델이 end-to-end로 처리하는 방향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VLA, 즉 Vision-Language-Action 모델인데요, 로봇이 카메라로 세상을 보고, 자연어로 된 명령을 이해한 다음,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걸 하나의 네트워크가 해내는 겁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그게 되겠어?" 싶었는데, 지금은 구글, 테슬라, 주요 로보틱스 기업들이 전부 이 방향으로 달리고 있어요.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건, 이게 단순히 연구 트렌드에 그치는 게 아니라 현업의 개발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로봇 엔지니어의 하루가 "이 모듈의 파라미터를 어떻게 튜닝하지?" 정도로 생각했거든요. 센서 캘리브레이션 값을 0.01 단위로 조정하고, 코너 케이스마다 if문을 추가하고. 하지만 지금은 "이 모델에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먹이지?"를 고민합니다. 제어의 중심이 코드에서 데이터로 옮겨가고 있는 거죠.
물론 아직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안전이 중요한 영역에서는 여전히 rule-based 시스템이 필요하고, 두 방식을 적절히 조합하는 게 현실적인 접근이에요. 하지만 방향성은 명확합니다. 앞으로 로봇 엔지니어가 되려는 분이라면, AI와 데이터 중심의 사고방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렇군요. 최근 로봇 제어 방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여쭤보면서 로봇 엔지니어로서의 필수 사고방식까지 알게 됐네요.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자율주행 엔지니어로서 그간 꾸준히 로봇 강의를 진행해 오셨죠. 그렇다면 강사님이 정의하시는 2026년 현재 로봇 엔지니어의 핵심 역량은 무엇인가요?
Robby
저는 "통합적 사고력"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예전에는 비전 따로, 제어 따로, 기구 따로, 각자 전문 분야만 깊이 파면 됐거든요. 비전 엔지니어는 카메라만 보고, 제어 엔지니어는 모터만 보고, 이렇게 역할이 깔끔하게 나뉘어 있었습니다.
근데 지금은 AI 모델이 인지부터 행동까지 한 번에 처리하다 보니, 전체 시스템을 이해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로봇이 왜 이런 판단을 내렸는지 디버깅하려면, 비전 데이터도 볼 줄 알아야 하고, 모델 구조도 이해해야 하고, 실제 하드웨어가 어떤 제약을 갖는지도 알아야 하거든요. 어느 한 분야만 깊이 파서는 문제의 원인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요.
거기에 더해서, 이제는 AI 모델을 로봇에 올릴 때 "엣지 디바이스에서 실시간으로 돌아가게 하는 능력"이 정말 중요해졌습니다. 아무리 좋은 모델을 만들어도 로봇 위에서 안 돌아가면 의미가 없잖아요. 클라우드로 보내면 지연이 생기고, 통신이 끊기면 그냥 멈춰버리니까요. Jetson 같은 디바이스에서 모델을 최적화하고, 제한된 컴퓨팅 자원 안에서 실시간 성능을 뽑아내는, 이런 실전 엔지니어링 역량의 가치가 급격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소통 능력이에요. 이건 좀 뜬금없게 들릴 수 있는데, 로봇 시스템이 복잡해질수록 혼자서 다 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듭니다. 비전 팀, 제어 팀, HW 팀이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정확하게 소통해야 시스템이 돌아가거든요. 기술적 깊이도 중요하지만, 다른 분야의 엔지니어와 같은 언어로 대화할 수 있는 능력, 이게 2026년 로봇 엔지니어의 진짜 경쟁력이라고 봅니다.
정리하면, SW·AI·HW를 관통하는 시스템 레벨의 이해력, 그걸 실제 로봇에 올려서 동작시킬 수 있는 엔지니어링 실행력, 그리고 팀과 협업할 수 있는 소통 능력. 이 세 가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와, 이해력과 실행력뿐 아니라 다른 분야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까지 필요하다니 쉽지 않게 느껴지는데요. 말씀 듣다보니 강사님께 더 궁금한 점이 생겼어요. 실제 현업에서 겪었던 문제들을 해결한 경험을 강의에 녹였다고 하셨습니다. 혹시 현업에서 가장 당황하셨던 사고나, 그걸 해결하며 얻으신 인사이트가 있을까요?
Robby
정말 뼈아팠던 경험이 하나 있습니다. 주니어 시절에 스타트업에서 비전 기반 알고리즘을 개발했는데요, 타겟 필드가 근무지에서 정말 먼 곳이었어요. 왕복하는 데만 하루가 걸리는 수준이라, 현장에서 개발하고 테스트하고를 반복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시뮬레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었어요. 시뮬레이션 환경을 최대한 실제와 비슷하게 구축하고, 거기서 알고리즘을 충분히 검증한 다음에 필드에 나가자는 전략이었죠.
시뮬레이션에서는 정말 잘 동작했습니다. 인식률도 높고, "이 정도면 필드 검증 나갈 준비가 됐다"고 판단했어요. 충분히 합리적인 판단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근데 실제 야외 환경에 나가는 순간,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원인은 조도 변화였어요. 시뮬레이션은 항상 일정한 조명이잖아요. 광원의 위치도 고정되어 있고, 그림자도 예측 가능하고. 실제 야외에서는 구름이 지나가면 갑자기 어두워지고, 햇빛 각도에 따라 그림자 패턴이 계속 바뀌고, 역광이 들어오면 카메라 이미지가 완전히 날아가버리거든요. 먼 거리를 이동해서 겨우 현장에 도착했는데, 알고리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 그때의 막막함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근데 돌이켜보면, 그 경험이 엔지니어로서 저를 가장 많이 성장시켰어요. 그 이후로 제 개발 습관이 완전히 바뀌었거든요. 시뮬레이터를 쓰더라도, "이 시뮬레이션이 현실의 어떤 부분을 빠뜨리고 있지?"를 항상 먼저 의심하게 됐습니다. 조도 변화, 센서 노이즈, 통신 지연, 바닥 재질, 시뮬레이션이 무시하는 변수들이 현실에서는 치명적인 문제가 되거든요. 시뮬레이터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시뮬레이터의 한계를 정확히 인지하고 그 갭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까지 설계해야 한다는 걸 그때 배웠습니다.
이걸 업계에서는 sim-to-real gap이라고 부르는데요, 저는 이게 로봇 엔지니어라면 반드시 한 번은 몸으로 겪어봐야 하는 통과의례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시뮬레이션은 "될 수 있다"를 증명하는 도구이지, "된다"를 증명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이 차이를 아느냐 모르느냐가,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엔지니어와 그렇지 않은 엔지니어를 가르는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강의에서도 이 부분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어요.
시뮬레이션과 현실의 간격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늘 염두에 둬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그야말로 직접 부딪히며 겪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인사이트네요. 현업에서 직접 뛰고 계신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여쭤보고 싶어요. 강사님께서는 로보틱스 스타트업의 테크리드와 글로벌 대기업 엔지니어를 모두 경험하셨습니다. 각 환경에서 요구하는 로봇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자질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Robby
가장 큰 차이는 "폭"과 "깊이"의 비중이에요. 스타트업에서는 진짜 안 해본 게 없었습니다. 로봇 기구 설계부터 펌웨어, 비전 알고리즘, 서버 통신, SLAM, 경로 계획, 심지어 고객 미팅까지 다 했거든요. 인원이 적으니까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 거죠.
그래서 스타트업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고, 일단 돌아가게 만드는 능력이 핵심이었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돼, 일단 프로토타입 내놓고 필드에서 검증하자!" 이런 마인드셋이요. 속도와 실행력이 생명이었습니다. 기술 부채가 쌓이는 건 알지만, 그걸 감수하고라도 먼저 시장에 내놓는 게 우선이었거든요.
반면 대기업에서는 시스템 규모 자체가 다릅니다. 수십, 수백 개의 모듈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에, 내가 맡은 부분이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밀하게 이해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코드 한 줄을 고치더라도, 이게 다른 팀의 모듈에 어떤 사이드 이펙트를 일으킬 수 있는지 다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팀과 인터페이스를 정확히 정의하고 소통하는 능력, 이게 스타트업과는 차원이 다르게 중요합니다.
대기업에서는 또 코드 품질, 테스트 커버리지, 문서화 이런 것들에 대한 기준이 훨씬 엄격해요. "일단 돌아가면 되지"가 아니라, "왜 이렇게 설계했는지 설명하고, 나중에 다른 사람이 봐도 이해할 수 있게 남겨라"는 문화거든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커리어 초기에 스타트업에서 다방면의 경험을 쌓은 게 지금 정말 큰 자산이 되고 있다고 느낍니다. 전체 시스템을 조감할 수 있는 시야는, 어디선가 직접 손으로 만져봐야 생기는 거거든요. 비전도 해보고, 제어도 해보고, 하드웨어도 만져보고, 이런 경험이 있으니까 대기업에서 다른 팀과 소통할 때도 상대방의 고민이 바로 이해가 되는 거죠. 두 환경 다 각각의 장점이 있고, 가능하다면 커리어에서 둘 다 경험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모두 경험하신 덕분에 강사님의 커리어가 더 남달라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 본격적으로 로봇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강사님께서는 다양한 로봇 (자율주행 로봇, 매니퓰레이터, 휴머노이드, 드론 시스템 등) 중에서도 자율주행 로봇(모바일 로봇) 공부를 먼저 시작해야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요. 그렇다면 왜 자율주행 로봇이 로봇 입문의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Robby
이건 자유도(Degree of Freedom) 관점에서 설명드리면 이해가 빠릅니다.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가장 대표적인 하드웨어가 바로 바퀴 달린 ‘모바일 로봇’인데요. 로봇마다 제어해야 하는 자유도가 다른데요, 매니퓰레이터는 관절이 보통 6개, 7개씩 되고, 휴머노이드는 수십 개의 자유도를 동시에 제어해야 합니다. 자유도가 높을수록 제어의 복잡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요. 수학적으로도 훨씬 어렵고, 디버깅도 훨씬 까다롭습니다.
반면 바퀴 기반 모바일 로봇은 기본적으로 2자유도예요. 앞으로 가는 것과 회전하는 것, 이 두 가지입니다. 제어가 상대적으로 단순한 대신, 로봇 소프트웨어의 핵심 개념들을 전부 경험할 수 있어요. 센서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SLAM으로 지도를 어떻게 만드는지, Navigation으로 경로를 어떻게 계획하는지, 장애물을 어떻게 회피하는지 — 이 모든 파이프라인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 훑을 수 있습니다.
쉽게 비유하면, 자전거를 먼저 배우고 오토바이를 타는 것과 같아요. 자전거에서 균형 잡는 법, 방향 전환하는 법을 먼저 익히면, 오토바이는 훨씬 수월하게 탈 수 있잖아요. 모바일 로봇에서 로봇 소프트웨어의 기본기를 다지면, 나중에 매니퓰레이터든, 휴머노이드든, 드론이든 확장하는 게 훨씬 수월합니다.
그리고 현실적인 이유도 있어요. 모바일 로봇은 실습 환경을 구축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시뮬레이터도 잘 되어 있고, 소형 로봇 키트도 가격이 합리적이에요. 반면 매니퓰레이터나 휴머노이드는 장비 자체가 비싸고, 안전 문제도 있어서 개인이 학습용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결론적으로, 복잡한 하드웨어에 발목 잡히지 않으면서 로봇 소프트웨어의 전체 그림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입문 경로가 모바일 로봇(자율주행 로봇)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쌓은 기초가 어떤 로봇으로 가든 반드시 밑거름이 됩니다.
자율주행 로봇 학습이 로봇 소프트웨어 분야 전체를 아우르는 기반이 된다는 말씀이시네요. 사실, 많은 비전공자가 로봇공학의 엄청난 난이도에 압도되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강사님은 ‘이론을 완벽히 몰라도 일단 시작해도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어떻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Robby
제가 그 말을 하는 건, 로봇공학 이론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절대 아닙니다. 순서의 문제예요. 이론부터 완벽하게 공부하고 시작하겠다고 하면, 솔직히 시작을 못 합니다. 로봇공학이 다루는 범위를 한번 보세요. 선형대수, 확률통계, 제어이론, 컴퓨터비전, 기구학, 동역학... 이걸 다 끝내고 로봇을 만지겠다고 하면 1~2년은 금방 갑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대부분 지쳐서 포기해요.
저는 반대로 접근하라고 권합니다. 일단 로봇을 하나 굴려보세요. ROS2 튜토리얼 따라서 시뮬레이터에서 로봇 하나 돌려보는 거예요. 처음에는 당연히 뭐가 뭔지 모릅니다. 근데 로봇이 움직이는 걸 눈으로 보는 순간, 뭔가 다른 감각이 생겨요. "아, 이게 로봇이구나" 하는 체감이 오거든요.
그리고 그 다음부터가 진짜입니다. 로봇을 굴리다 보면 "왜 이 로봇이 벽을 못 피하지?", "왜 맵이 이상하게 생성되지?" 같은 구체적인 질문이 생기고, 그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찾아보는 이론은 머리에 완전히 다르게 꽂힙니다. 목적 없이 공부하는 이론과, 내 로봇의 문제를 풀기 위해 공부하는 이론은 체감 난이도가 하늘과 땅 차이예요.
비전공자분들이 압도당하는 이유는, 로봇공학의 전체 지도를 한 번에 펼쳐놓고 "이걸 다 알아야 돼?"라고 느끼기 때문이에요. 근데 실제로는 전부 다 알 필요가 없어요. 자기가 풀고 싶은 문제에 필요한 것부터 하나씩 채워가면 됩니다. 지금은 프레임워크, 시뮬레이터, 그리고 수많은 오픈소스 모델이 잘 갖춰져 있어서, 예전보다 훨씬 낮은 허들에서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우리에겐 지피티 선생님이 있잖아요. "완벽한 준비보다 불완전한 시작이 낫다" 이게 제가 드리는 메시지입니다.
그동안 강사님께서 만들어오신 강의를 살펴보면, 테크 분야인 만큼 최신 기술 동향을 반영한 실습을 강조하시는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 로봇 엔지니어 지망생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기술적 키워드 딱 3가지만 꼽아주신다면요?
Robby
첫 번째는 Foundation Model과 Robotics의 결합, 넓게는 "로봇 AI"입니다. VLA(Vision-Language-Action)나 멀티모달 AI처럼, 대규모 사전학습 모델을 로봇에 적용하는 흐름이 지금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예요. 예전에는 로봇마다 알고리즘을 처음부터 짰다면, 이제는 범용 AI 모델을 로봇에 태워서 새로운 환경에도 빠르게 적응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로봇 엔지니어인데 AI를 모르면, 솔직히 업계에서 대화 자체가 안 되는 시대가 됐어요.
두 번째는 Sim-to-Real Transfer입니다. 디지털 트윈과 고품질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학습시킨 걸 실제 로봇에 안정적으로 옮기는 기술인데요, 실제 로봇으로 데이터를 모으는 건 비용도 크고 위험하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시뮬레이션에서 대량의 경험을 만들어내고, 그걸 현실로 이전하는 기술이 업계 전반에서 핵심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아까 제가 주니어 때 겪었던 실패 경험도 결국 이 영역의 문제였고요.
세 번째는 Edge AI, 즉 온디바이스 배포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AI 모델이 있어도, 결국 로봇 위에서 실시간으로 돌아야 의미가 있거든요. 클라우드에 의존하면 네트워크 지연이 생기고, 통신이 끊기면 로봇이 아예 멈춰버립니다. NVIDIA Jetson 같은 엣지 디바이스에서 모델을 경량화하고 최적화해서 실시간으로 추론하는 능력, 이게 현장에서 점점 더 가치가 올라가고 있어요. 이 세 가지는 서로 따로 노는 게 아니라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AI 모델을 시뮬레이션에서 학습시키고, 그걸 실제 로봇의 엣지 디바이스에서 돌리는 것, 이 전체 흐름을 이해하는 사람이 앞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로봇 엔지니어가 될 거라고 봅니다.
스스로를 '처음 공부할 때 우선순위를 몰라 방황했던 사람'이라고 소개하셨더라고요. 지금의 강사님이, 과거로 돌아가 그때의 강사님을 만난다면, 이것부터 하라고 딱 하나 찍어줄 공부가 있을까요?
Robby
목표를 먼저 정하라고 말해줄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는 뭐부터 해야 할지 몰라서 이것저것 손대다가 시간을 정말 많이 날렸거든요. ROS 튜토리얼 조금 보다가, 갑자기 딥러닝이 핫하다고 해서 CNN 공부하다가, 또 제어이론 책 펼쳐보다가, 이러다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끝낸 게 없었어요.
지금 다시 돌아간다면, 먼저 로봇 관련 기업들의 채용 공고, 즉 JD를 쭉 읽어보라고 할 겁니다. 거기에 업계가 지금 어떤 문제를 풀고 있고, 어떤 역량을 원하는지가 전부 적혀 있어요. 네이버랩스, 현대, 삼성, 로보틱스 스타트업들 JD를 30개만 읽어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키워드가 보입니다. 그걸 기준으로 "나는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목표를 잡는 거예요.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해 프로젝트 하나를 끝까지 완성해보는 겁니다. 완성이 중요해요. 반쯤 하다 만 프로젝트 다섯 개보다, 끝까지 완성한 프로젝트 하나가 훨씬 값집니다.
여기서 하나 더 강조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요즘은 AI 도구가 좋아서 코드도 빠르게 짤 수 있잖아요. ChatGPT, Claude, Gemini 이런 게 정말 잘 되어 있으니 활용하시는 건 좋습니다. 근데 중요한 건 결과물을 본인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이 코드가 왜 이렇게 동작하는지", "이 알고리즘을 왜 선택했는지"를 말 못 하면, 면접에서든 현업에서든 바로 드러납니다.
AI를 활용하되, 풀려는 문제의 기초 지식이 없으면 안 됩니다. 기초 없이 AI한테 명령만 주구장창 내렸을 때, 안 풀리는 문제가 분명히 옵니다. 그때 결국 본인의 기초 지식이 있어야 방향을 잡을 수 있거든요. 도구는 도구일 뿐,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 방향을 잡는 건 결국 사람의 몫입니다.
수많은 툴이 쏟아지는 AI 시대입니다. 기술의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싶은 후배 엔지니어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릴게요.
Robby
새로운 프레임워크나 모델이 매주 쏟아지는 시대잖아요. X(트위터)만 열어도 "이번에 나온 새 모델이 SOTA 찍었다", "이 프레임워크가 대세다" 이런 게 끊임없이 올라오거든요. 다 따라가려고 하면 금방 지칩니다. 그리고 솔직히, 다 따라갈 필요도 없어요.
저는 "변하지 않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깊게는 아니더라도 수학적 기초, 선형대수, 확률, 최적화... 이건 10년 전에도 중요했고, 지금도 중요하고, 10년 뒤에도 중요합니다. 새 모델이 나왔을 때 논문을 읽고 핵심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힘은, 결국 이 기초에서 나오거든요. 기초가 탄탄한 사람은 유행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아요. 새로운 기술이 나와도 "아, 이건 결국 이 원리를 이렇게 응용한 거구나"라고 빠르게 꿰뚫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실제로 로봇을 동작시켜본 경험은 절대 배신하지 않습니다. 이론만 아는 것과, 로봇을 실제로 굴려보며 센서가 튀고 모터가 말을 안 듣는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해본 것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있어요. 그 경험이 쌓이면 어떤 새로운 기술이 나와도 "이거 현장에서 진짜 쓸 수 있나?"를 바로 판단할 수 있는 눈이 생깁니다.
마지막으로, 조급해하지 마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SNS에서 다른 사람들이 엄청난 걸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유행하는 툴은 바뀌어도, 문제를 정의하고 시스템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은 어디를 가든 통합니다. 본인만의 속도로, 하지만 꾸준히 단단하게 쌓아가시면 됩니다. 그게 결국 가장 빠른 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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